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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초 재배 일지/2021년

2021년 7월 2일 금요일 21:21

by 스튜디오 잣질 2024. 1. 21.

 

그저께 산양에 왔을 때는 아무런 변화도 없었던 녀석들이 이틀 만에 무더기로 싹을 틔웠다. "서양금혼초", 민들레처럼 생긴 씨앗을 가진 녀석이고 흙과 함께 같이 섞어서 심을지 아니면 흙 위에 그냥 뿌려주기만 하고 물을 줄지 고민했는데 후자의 방법이 옳았다. 자연에서 자라는 방식 그대로 흙 위에 뿌려주고 물만 조금 줬을 뿐인데 발아 속도가 어마어마하다.

 

2개의 화분 모두에서 같은 속도로 자라고 있으며 다른 녀석들과 다르게 식물재배등이 아닌 스튜디오의 창가에 두고 햇빛을 쬐고 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떡잎의 방향이 모두 햇빛을 향해 뉘어 있다. 산양 스튜디오에는 해가 직접적으로 들어오지 않고 멀리서 희미하게 들어오지만 그래도 식물재배등 보다 자연적인 빛이 잡초들의 발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또한 5월 6일에 심었던 "나비나물"의 싹도 올라왔다. 녀석은 싹을 틔운지 꽤 된 것 같은데 내가 미련하게 발견하지 못했던 것 같다. 아주 얇고 여리고 아름답게 수직으로 하늘을 향해 길고 곧게 뻗었으며 조화롭고 안정적으로 3개의 귀여운 이파리들이 붙어있다. 일지를 쓰고 나면 "나비나물"을 촬영할 예정인데 벌써부터 설렌다.

 

다른 특이 사항은 없고 철제 선반을 타고 올라가던 환삼덩굴은 녀석 스스로 철제 선반의 구멍을 찾아 줄기를 엮어가며 선반을 타고 올라가고 있다.

 

개인전 준비로 귀덕에서 필름 사진 후반 작업에 집중하여 몸과 마음이 몹시 피곤하지만 산양의 풀들이 그 피로감을 즐거움으로 바꿔주고 있다는 점에서 고마울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