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나와 오늘 나는 매우 다르다.
어제 나는 도시에 버려진 들개처럼 찾지 못할 무언가를 찾아 이곳저곳을 돌아다녔다.
밤 11시, 귀덕에서 산양을 지나 표선을 거쳐서 남쪽으로 난 도로를 따라 성산일출봉까지 갔다.
다시 새벽 4시, 북쪽으로 난 도로로 송당을 지나 귀덕으로 오면서 제주 한 바퀴를 모두 돌았다.
왜 그랬는지, 지금 나는 모르겠다.
그 와중에 잠깐 산양에 들렀는데 20일 월요일에는 없었던 노오란 버섯 하나가 활짝 펴 있었다. 소형 디지털카메라로 촬영했지만 usb 허브를 놓고 와서 업로드가 불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에 일단 죽어가는 녀석을 휴대 전화기로 촬영해서 올린다.
버섯이란 것이 하루 사이에 활짝 피고 다시 하루 사이에 이렇게 죽어가는 존재인가. 그리고 죽어가는 버섯 뒤로는 같은 버섯으로 보이는 아주 작은 삿갓이 삐죽삐죽 올라오고 있다. 어떻게 버섯이 잡초와 함께 섞여 들어왔는지 의문이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참 신비롭다는 것이다. 어제 산양을 그대로 지나쳤으면 보지 못했을 노란 버섯 하나의 존재가 나를 되돌아보게 한다.
어제의 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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