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계획은 8컷만 현상하는 것이었으나 필름 두 장이 트레이 안에서 귀신에 홀린 듯 붙어 있다. 트레이의 뚜껑을 닫을 때 분명히 한 번 더 확인을 했음에도 처참한 결과가 나타났다. 하필이면 지지난번 촬영에서 실패해서 재촬영한 이미지가 또 이렇게 됐다.
다시 필름을 홀더에 넣었고 재촬영해서 바로 현상했다.
그래서 오늘 현상한 필름은 12컷이며 그중 열 컷을 건조 중이다.
늦은 낮에 아내와 세 아이들과 함께 잔칫집에 다녀왔다. 시내에 있는 호텔이었는데 아이들이 밥 대신 과일만 잔뜩 먹는다. 첫째 딸아이는 키위, 둘째 딸아이는 바나나다. 아내는 디저트와 떡, 나는 초밥과 생선회.
세 아이들과 함께 밖을 다니다 보면 주위 시선을 꽤 많이 느낀다. 주로 "아빠가 능력이 있나봐~??" 또는 "아들 낳으려고 셋째까지~~?"이다. 둘 다 사실이 아니고 맘에 드는 반응 역시 아니지만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별로 없기 때문에 마냥 행복하다. 부모님이나 두 동생, 장인, 장모님, 처형, 나보다 세 살이나 어리지만 꼬박꼬박 형님이라고 불러야만 하는 아내의 오빠, 그리고 대부분 친인척들이 예술하는 나를 좋아하지 않지만 아이들은 미술 작업하는 아빠를 그림 잘 그리는 화가라며 동네방네 자랑하고 다닌다. 특히 딸아이들은 '우리 아빠'가 아닌 '내 아빠'라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한다. 사실 이게 얼마나 뿌듯한지 아무도 모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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