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롤을 현상했다. 서울 다녀온 카메라는 아무런 일도 없었던 것처럼 아주 건강하다.
잡초들을 키우고 있는 화장실 안이 식물원이 되어 가는 중이다. 그리고 그곳에서 태어나고 자란 곤충들이 화장실과 작업실을 온통 휘젓고 다닌다. 녀석들의 사체도 계속 쌓이고 있다. 지난번 루프 관계자 분들과 대화를 나눌 때 언제 이 프로젝트를 끝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는데, 이제 마무리를 지어야 할 때기 온 것 같다. 잡초들을 바라볼 때 느끼는 내 안의 감정이 매우 날카롭게 아린다. 잡초들을 꺼내 밖에 심는 행위는 나에게 또 다른 모순을 불러일으키는 제스처가 될 것이다. 그들 역시 결국 시간이 지나면 기존의 잡초들과 다를 바 없이 무참히 뽑히고 아딘가에 버려질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의 프로젝트는 어쩌면 당연한 결말을 알기에 애써 시간을 늦추고만 있을 뿐임을 나는 알고 있다.
'잡초 재배 일지 > 2022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2년 4월 3일 일요일 02:16:56 (0) | 2024.01.28 |
---|---|
2022년 3월 31일 목요일 23:22:49 (0) | 2024.01.28 |
2022년 3월 25일 금요일 00:32:18 (0) | 2024.01.28 |
2022년 3월 18일 금요일 23:45:36 (0) | 2024.01.28 |
2022년 3월 17일 목요일 20:02:16 (0) | 2024.01.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