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실 창문을 모두 열어 놓아도 될 정도로 이제는 바람이 제법 선선하다.
새벽까지 전시에 대한 고민을 했다. 꿈속에서도 잡초 제거에 대한 물음이 가시질 않았다. 결과적으로 "잡초를 어서 베어라, 지금 잠을 잘 때가 아니다."로 답이 끝났고 아침 아홉 시에 눈을 뜨자마자 충전이 완료된 배터리를 예초기에 연결하고 30여분 동안 잡초 제거 작업을 했다.
"잡초들의 햇빛 나들이을 위한 트레이"가 있는 곳까지 길을 내는 게 목표였는데 결국 길을 만들었다. 어디선가 날아온 호박 씨앗이 발아해서 호박도 자라고 있었지만 무시하고 모두 벴다. 방울토마토도 벴다. 사방에서 날아드는,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지만 매우 독하고 강력한 풀 모기들의 공격으로 또다시 이곳저곳에서 벌겋게 부풀어 올랐지만 참았다. 아, 나는 일어나자마자 세수만 하고 나갔기 때문에 또다시 맨발에 슬리퍼만 신고 반바지와 흰색 러닝셔츠만 입고 제초 작업을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난번과 같이 신체 대부분의 부위가 그대로 노출됐고 녀석들의 공격을 피할 수가 없었다. 아니다. 정확히 말을 하면, 조금만 여유를 갖고 채비를 했으면 피할 수 있었지만 풀을 베야만 한다는 강력한 의지가 그 무엇보다 앞섰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매우 열심히 풀을 벴다. 예초기 줄날이 다 닳아서 없어질 때까지 풀을 벴다. 결국 더 이상 작업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줄날이 모두 사라질 때까지 30분 동안 작업했다.
이제 아이들과 뽀로로월드에 갈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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