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9시 30분이 조금 지나서 마을에 있는 정형외과에 다녀왔다. 보름 전에 발목을 크게 접질렸는데 나아질 기미는 보이지 않고 점점 더 아파서 제대로 걸을 수 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엊그제 시내에서 다른 작가님의 무거운 작품을 1층에서 2층까지 날랐던 것이 다친 부위를 더 자극하는 화근이 된 것 같다. 조명을 맞춘다고 사다리를 이래저래 오르고 내리면서 돌아다니기도 했다. 엑스레이를 찍고 나서 의사 선생님께서 하시는 말씀이 다행히 뼈는 괜찮은데 인대가 늘어난 상태에서 계속 무리를 해서 부상 부위가 깎였다고 하신다. 물리치료를 받으러 매일 나와야 한다고. 보통 같으면 약만 처방받고 바로 나오는데 매우 아팠기 때문에 누워서 물리치료를 받기로 했다. 뜨거운 열기구, (나는 침대에 누워서 그 빛을 계속 바라봤는데 식물 재배등이 생각났다.) 녀석이 내 발목을 아주 화끈하게 했다. 그리고 물리치료 하시는 선생님께서 오시더니 젤을 바르시고 차갑게 생긴 도구를 발목에 비비는데 너무나 고통스러워서 멈춰 달라고 했다. 그리곤 고무 깔때기 같이 생긴 걸 발목에 네 군데 붙이시더니 전류가 흐르는 마사지를 받게 하곤 이내 사라지셨다. 삼십여분 뒤에 선생님께서 오시더니 유심히 발을 관찰하신다. 난 누가 내 신체를 유심히 바라보는 것에 매우 익숙하지만 유독 발은 민감해서 내가 먼저 선생님께 말을 걸었다. "이상한가요..?" 이내 선생님께서 하시는 말씀이 내 발이 평발이라고 하신다. 군대까지 다녀왔는데 말이 안 된다고 하니, 그럼 발바닥 아치가 완전히 무너진 거라고 하시며 몇 가지 동작을 해보라고 하신다. 그중 몇 개의 동작이 잘 안 됐고 무릎까지 아픈 것 모두 꽤 차고 계신다. 절대 무리를 하면 안 되고 체중 감량이 필요하며 재활을 하지 않으면 무릎과 발목이 모두 기능을 상실할 거라는 무시무시한 말씀을 하신다. 그렇게 1시간 30분 동안 진료와 물리치료를 받았다. 내일도 물리치료를 받으러 병원에 갈 예정이다. 한 달 동안은 되도록 치료를 받아 보려고 마음을 먹었다.
덕분에 아내가 더 고생을 하게 생겼다.
아이들을 일찍 재우고 작업실에 와서 오랜 시간 동안 커피를 마셨다. 그리고 위 사진 속에 있는 녀석을 포함해 4x5인치 네 컷을 촬영했다. 화장실에서 흐드러지게 폈던 망초도 촬영했고 이내 가지를 모두 잘랐다. 평소에도 그랬지만 오늘은 더욱 잠을 무사히 잘 수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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