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침 6시 즈음에 3배 식초 15리터와 굵은소금, 그리고 주방 세제를 혼합하여 분무기에 타서 어깨에 짊어지고 약 30분 동안 두 번에 걸쳐 아로니아 밭 일부와 집 주변 잡초들을 향해 뿌렸다. 인터넷에서는 소문난 친환경 제초제였지만 이게 과연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었는데, 반은 맞고 반은 아닌 것 같다. 일단, 이파리가 거의 없는 넝쿨 잡초는 효과가 없다. 심지어 하루 사이에 새로운 싹이 수십 군데 돋았다. 또한 이파리가 아주 넓고 줄기가 굵은 잡초에도 통하지 않는다.
아, 허벅지에 꿰맸던 실을 풀긴 했지만 그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과욕을 부리는 바람에 가장 싫어하는, 그래서 제일 먼저 없애 버리고 싶었던 녀석들은 꿈쩍도 하지 않는다. 환삼덩굴은 이파리가 더 싱싱해졌다. 대신 오랜만에 야심 차게 심었던 토마토 모종과 어린 수국들만 큰 피해를 입었다. 식초를 뿌릴 때 그쪽으로 가지 않도록 최대한 조심스럽게 살포했음에도 아끼는 녀석들만 말라죽어버렸다. 더 큰 문제는 식초를 사방에 뿌린 이후 24시간 가까이 지난 지금까지도 코를 찌르는 식초 냄새가 사방에서 난다. 사실, 뿌릴 때도 코로 들어오는 식초 냄새 때문에 숨도 제대로 못 쉴 만큼 힘들었다.
3배 식초 15리터, 3통을 사는데 6만원이나 들었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 허벅지에 벌어지지 말라고 붙어 있던 반창고까지 모두 뗐다.
그리고 대형 전지 가위를 들고 밭에 가서 가시가 달린 잡초들을 사정없이 자르고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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