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초 재배 일지/2023년27 2023년 2월 18일 토요일 23:58:39 [오픈스페이스 배] 개인전 작품 중 을 위한 붓글씨 작업을 마무리했다. 서울에 직접 가서 프린트를 가져올 수 없었기 때문에 택배로 프린트를 받는 과정에서 많은 시간을 소비했다. 더하여 초반에 프린트했던 사이즈가 작아서 붓글씨를 쓰기 어려운 상황까지 오면서 다시 프린트를 해서 제주에서 받기까지 일주일이 넘는 시간을 그냥 흘려버렸다. 글씨는 현병찬 선생님께서 써 주셨다. 선생님께 글씨를 부탁하기 전까지 많은 고민을 했다. 사진에 먹물로 글을 쓰는 순간 매체 고유의 특성이 사라짐과 동시에 아직까지 이런 모험을 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또한 한글 서예의 큰 어르신인 선생님께 글씨를 부탁드리는 게 적지 않는 부담이었다. 그러나 오늘 82세의 할아버지께서 돋보기 안경을 쓰고 사진에 한 자, 한 자 적어 내려가.. 2024. 8. 31. 2023년 2월 16일 목요일 20:33:37 취업을 했다.두 달간 30여 군데에 입사 지원을 해서 모두 떨어졌지만 16:1의 경쟁률을 뚫고 다음 주부터 호텔에 출근하기로 했다. 2024. 8. 31. 2023년 2월 12일 일요일 20:04:34 둘째가 다섯 살이 되면서 낮잠을 자지 않는다. 그래서 요즘에는 저녁을 먹고 누우면 피곤해서 바로 잔다. 첫째와 둘째가 오늘따라 유독 아빠와 같이 자자고 칭얼댄다. 둘째는 나를 유독 좋아하는데 항상 손을 잡고 싶어 하거나 꼭 안아주는 것을 바란다. 오늘은 첫째까지 나서서 같이 자자고 떼를 쓰는데 그럴 때마다 나는 온갖 핑계를 대며 빠져나오기 일쑤다. 오늘은 마침 집안으로 옮겨놨던 '어저귀' 꽃이 펴서 촬영한다는 이유로 서둘러 작업실로 왔다. 물론 아이들에게 저녁도 만들어줬고 양치도 해줬으며 자기 전에 굿나잇 인사와 함께 이불도 잘 덮어줬다. 촬영은 약 15분 정도 두 컷을 찍었다. 그리고 오늘따라 촬영 내내 마음이 불편해서 아이들 옆에 누워 있어 줘야지 하고 마음을 먹고 서둘러 집으로 다시 갔다. 하지만 .. 2024. 8. 31. 2023년 2월 12일 일요일 16:05:40 코로나 격리 기간이기 때문에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아이들도 함께 코로나에 확진됐기 때문에 아침에 일어나서 잠자리에 들기까지 하루의 루틴이 모두 같다. 점심을 먹고 작업실에서 만화영화를 보는 것도 하나의 루틴인데 그동안은 같이 만화영화를 보다가 오늘은 촬영을 좀 했다. 녀석(거미) 역시 지난번 나방과 같이 화장실에서 태어나 살아가는 중이다. 움직이지 않게 조심조심 화분을 들고 와서 촬영을 했지만 언제나 결과물은 현상을 해봐야 한다. 한림읍에 있는 [흑기사 대리운전]에서 구인 공고가 올라왔길래 지원을 했고 바로 사장님과 통화까지 했다. 물론 어제도, 그제도 이곳저곳에서 구직활동을 했지만 연락이 오는 곳은 없다. 매일 하루에 두 군데 이상 취업 지원서를 내고 있다. 그래서 격리가 끝나는 화요일.. 2024. 8. 31. 2023년 2월 11일 토요일 23:37:14 아끼고 아끼던 대형 필름 2장을 썼다. 그리고 그동안 현상하지 못하고 보관하고 있던 6장과 함께 8장을 만들어서 두 번에 나눠 현상했다. 사실, 촬영도 현상도 하고 싶지 않았다. 요즘의 나는 고통스러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기 때문에 그저 앉아서 음악을 듣고 싶었다. 그래도 다음 달 개인전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못 이긴 척 일어나서 약품을 만들었다. 마침 추운 날씨 덕분에 보일러도 살짝 돌아가고 있었으므로 핑곗거리는 충분했다. 하지만 오랜만에 하는 현상 작업이라 그런지 몸에 익숙하지 않았다. 역시 게으름의 결과다. 한창 현상할 때, 이틀에 한 번씩 작업할 때와 많이 다르다. 오늘은 트레이 현상과 탱크 현상을 같이 했는데 이 역시 게으름의 결과물이다. 트레이 현상을 할 경우, 작업이 끝나면 다시 깨끗이 닦아.. 2024. 8. 31. 2023년 2월 8일 수요일 10:38:42 큰 딸아이도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았다.두 달 동안 노력해서 겨우 얻은 식당 일은 출근도 못해보고 결국 잘렸다. 오른쪽 눈이 잘 안 보인다. 2024. 7. 27. 2023년 2월 7일 화요일 00:50:55 밤새 아팠다. 이상할 정도로 매우 아팠다.둘째 딸아이도 새벽부터 아파서 아내와 아이와 함께 병원에 갔다. 일단 아이부터 독감이 의심스러워서 독감 진단을 하는데 음성이 나왔다. 그리고 아내도 몸이 좋지 않아서 같이 진료를 봤지만 다행히 단순한 감기 증상이었다. 이제는 조금 나아졌지만 며칠째 계속되는 고통의 원인이 궁금해서 나 역시 진료를 보는데 의사 선생님께서 청진기를 이곳저곳에 대보시더니 고개를 갸우뚱 그리신다. 전형적인 코로나 증상이라고 명료하게 말씀하신다. 나는 설마 그럴리 없다고 그동안 매우 조심했으며 여태 한 번도 코로나에 걸린 적이 없다고 말씀을 드렸지만 선생님의 표정이 매우 확신에 찬 모습이다. (실제로 나는 아이들과 매일 함께 생활하기 때문에 매우 조심스럽게 다녔다.) 그동안 몇 번의 코로나.. 2024. 7. 27. 2023년 1월 22일 일요일 23:19:34 구현 가능한 '샹들리에'가 될 수 있을까? 요즘은 구직활동과 함께 3월 개인전 작품 준비를 하느라 잡초 촬영할 시간도, 잡초 일지를 쓸 수 있는 시간도 없다. 3일 동안 필름 스캔 작업만 했고 또다시 3일이 넘는 시간 동안 후반 작업을 했다. 단순한 사진이면 금방 하겠지만 하나 이상 합성이 필요한 작업이라서 애를 먹었다. 구직활동도 많은 시간을 쓰고 있다. 지난번 서울에서 면접을 봤던 쿠팡 배송직 기사는 하지 않기로 했다. 아내가 자세히 알아본 바로는 차를 구매하게 하고 기본 차량 값보다 많은 돈을 수수료 명목으로 받아 가는 업체였다. 당연히 차를 구매한 이후로는 면접까지의 친절함은 찾아볼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전화를 드렸고 다시 서울에 가서 내가 작성한 여러 문건들을 취소해야만 하는 번거로운 일.. 2024. 7. 27. 2023년 1월 19일 목요일 00:27:04 편한 마음으로 작업을 할 수 없는 하루하루가 매우 아프다. 현재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작업은 추운 작업실 화장실에서 자라고 있는, 아직은 죽지 않은 여름 잡초를 그나마 따뜻한 집으로 옮겨주는 것뿐이다. 2024. 7. 27. 2023년 1월 17일 화요일 23:48:05 택배 배송기사 일을 하기 위해 2차 면접을 보러 서울에 다녀왔다. 아주 다행히 빠르면 한 달 안으로 교육을 받고 차를 받아서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오늘은 태어나서 가장 많은 서명을 했고 수많이 많은 개인정보 동의를 한 날이기도 하다. 나는 이 모든 결정을 감당할 수 있을까? 오래전에 어린이집 통학 버스를 운행할 때 "기사님" 이란 호칭을 일 년 동안 들었는데 앞으로 5년 이상 다시 "기사님"이 된다. 그 와중에 미리 예약해 놨던 비행기 표를 환불도 못 받고 취소해 가며 대안공간 루프에서 전시를 보고 난 후 지하철 안에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내 손에는 꾸깃꾸깃한 서류봉투가 들려 있었다. "내 손엔 온갖 대출서류와 취업을 위한 화물 운송 자격증 시험 책, 취업에는 전혀 도움이 안 되는 전시.. 2024. 7. 27. 2023년 1월 14일 토요일 02:27:38 집에 갔다가 다시 작업실에 와서 5컷을 촬영했다. 2024. 7. 23. 2023년 1월 14일 토요일 00:41:25 무려 열흘 만에 일지를 쓰고 있다. 결국 파리바게트 취업 지원서를 냈지만 연락이 없다. 그래서 식재료 배송을 하는 업체에 지원서를 냈는데 면접 보러 오라는 연락을 받고 면접을 봤지만 그냥 경험에 그쳤다. 나이가 60이 조금 넘어 보이는 여자 대표님께서 내 이력서를 보시더니 나를 한창 훑어보며 웃으신다. 보통 이력서에는 그간 일을 한 이력이 있겠지만 내 이력서에는 전시 이력만 나와 있었기 때문에 그랬을 것이다. 대표님은 조금 있다가 왜 전혀 맞지도 않는 일을 하려 하냐고 물으시길래, 내가 호탕하게 웃으며 말씀드렸다. "제 덩치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힘은 좀 씁니다. 그리고 미술 작업하는 사람은 운전 배송을 하면 안 됩니까? 이력서는 제가 다시 갖고 갈까요?" 그리고 면접은 그렇게 끝이 났다. 그날 면접은 편.. 2024. 7. 23. 이전 1 2 3 다음